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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암위험도와 대처법

풍월 사선암 2011. 6. 1. 10:40

가족력 암위험도와 대처법

 

암은 대표적 가족력 질환이다. 대부분의 암은 유전적 요인(선천적 가족력)과 생활습관 등 환경적 요인(후천적 가족력)이 함께 영향을 준다.

 

>> “암은 가족 중 1명만 있어도 가족력

 

세계적으로 가장 신뢰를 인정받는 암 가족력 연구는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와 독일 암연구센터의 2004년 공동 연구이다. 연구팀은 1932년 이후 출생한 스웨덴인 1000만명을 대상으로 가족력과 암 발병 위험에 대해 조사했다. 부모가 암에 걸린 경우 자신의 암 발병 위험은 위암·대장암·유방암·폐암에서 1.8~2.9배에 달했다. 형제자매가 암에 걸린 경우는 2.0~3.1, 부모와 형제자매가 모두 동일한 암에 걸린 경우는3.3~12.7배 많았다.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부모보다 형제자매간의 가족력이 강한 것은 같은 세대인 형제자매가 암을 유발하는 환경 요인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수치를 한국인에게 100% 그대로 적용할 수 없지만, 실제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이 한국인 7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위암 가족력 위험도가 2.9배로, 스웨덴인의 2.2~3.3배와 유사하게 나왔다. 국립암센터 암예방과 임민경 과장은 생활패턴·식사습관 등에 따라서 한국인과 외국인의 수치는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암이 가족력을 가진다는 사실 자체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암 가족력의 기준은 다른 질병과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최민규 교수는 암은 직계가족 3대에서 1명만 발병해도 가족력으로 보고 정기 검진을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암 가족력 있을 때 대처법

 

위암=가족력이 있으면 헬리코박터균을 철저히 없애고 담배를 끊어야 한다. 김나영 교수팀 연구 결과, 암 가족력만 있는 사람의 암 발병 위험은 2.9배였지만, 가족력과 함께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사람은 5.3, 흡연 경력이 있는 사람은 4.9배 발병 위험이 높았다. 김나영 교수는 위암 가족력이 있으면 담배를 피우지 말고, 20대부터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확인해 제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장암=대장내시경 검사를 규칙적으로 받으면 가족력에 의한 대장암 사망 위험이 70% 줄어든다(영국 암연구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명승권 박사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가족 중 대장암에 걸린 사람이 발병한 나이보다 10살 일찍부터 2~3년에 1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라고 말했다. 육류를 즐기는 가정이면 식단을 채식 위주로 바꿔야 한다.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의대 연구 결과, 하루 6시간 이하 자는 사람은 7시간 이상인 사람에 비해 대장암 전 단계인 대장선종이 생길 위험이 50% 정도 높았다.

 

유방암=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2명 이상이면 유전자검사가 필요하다. 이 경우 약 20%에서 유전자(BRCA1·2) 돌연변이가 확인되는데, 캐나다 프린세스마가렛병원 연구 결과,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의 유방암 발병률이 50~85%였다.

 

차움 차암연구소 김성진 소장은 "미국에서는 유방암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면 유방암 치료제인 타목시펜을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거나 유방을 미리 절제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예방적 약물치료와 유방절제술을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 모유 수유도 가족력 발병 억제에 도움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대가 간호사 6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머니가 유방암을 앓은 여성이 출산한 뒤 모유 수유를 하면 나중에 유방암에 덜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소암=난소암은 유방암과 가족력이 상호 관련돼 있다.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두 암 발병에 모두 간여하기 때문이다. 프린세스마가렛병원 연구 결과,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의 난소암 발병률은 20~44%였으며, 돌연변이가 없는 사람의 난소암 발병률은 1.4%였다.

 

또 미국 국립암센터 연구 결과, 유방암 가족력이 있으면 난소암 위험이 2배 가량 높아졌다. 어머니나 자매 중 유방암 환자가 있으면 난소암 발병 위험이 40%나 높았다. 마찬가지로 난소암 가족력도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BRCA1·2 돌연변이가 있으면서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출산을 끝낸 뒤 예방적으로 난소를 절제하기도 한다. 최민규 교수는 "난소암은 경구피임약을 장기복용하거나, 임신·출산 경험이 많거나, 모유수유를 오래 하는 등 무배란 기간이 길수록 발병 위험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폐암·전립선암·담낭암=폐암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2~3배 정도 높다. 가족력이 있는 10년 이상 장기 흡연자는 40세 이전부터 저선량 흉부 CT(전산화단층촬영)1년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찍어보도록 권장한다. 일반적인 흉부 엑스레이로는 초기 폐암을 제대로 찾아내기 어렵다.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남성은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4.5~8배 정도 높다. 가족력이 있으면 보통 50세부터 받는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40세부터 받아야 한다. 이 외에 담낭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 담석이 생기면 예방적으로 담낭을 절제하기도 한다. 담낭절제술을 하지 않는 경우,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담낭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형제자매가 고혈압이면 본인 고혈압 가능성 57%

 

가족력 질환과 대처법

부모 고혈압이면 가능성 30%

당뇨 가족력 있으면 체중관리, 아토피는 모유 수유로 막아

 

가족력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족력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질병만 45가지에 이른다. 유전성 암 외에 허리디스크, 통풍, 골관절염, 건선 등까지 가족력이 관여하는 것으로 의료계는 의심하고 있다. 가족력이 확실하게 인정되는 6가지 질환의 위험도와 대처법을 알아봤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정기 검진을 일찍 시작하면 질병을 예방하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심장질환 여부를 알아보는 심전도검사를 하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고혈압

 

가족력의 영향=부모보다 형제자매간의 가족력이 더 강하다. 부모 모두 고혈압이 있는 한국 성인의 29.3%는 고혈압이고, 형제자매가 고혈압인 사람의 57%는 자신도 고혈압이다(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황환식 교수는 "부모 모두 고혈압이면 50%가 고혈압이라고 설명하는 외국 자료보다는 수치가 다소 낮지만, 한국인이 서양보다 가족력이 덜하다는 뜻은 아니다""가족력 조사 기법 등이 서양보다 체계가 덜 잡혔기 때문에 수치가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10년쯤 지나면 더 정확한 연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막나=고혈압은 대부분 정확한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고 해도 발병을 의학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으면 규칙적인 운동으로 살을 빼고, 짠 음식을 피하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가져야 한다. 체중을 10감량하면 수축기 혈압은 25Hg, 이완기 혈압은 10Hg 정도 내려간다. 30대부터는 최소 1년에 한 번씩 혈압을 재서 혈압 상승을 초기에 파악해야 한다.

 

>> 당뇨병

 

가족력의 영향=서양에서는 부모 중 한쪽이 당뇨병이면 자녀의 발병률을 15~20%, 부모 모두이면 30~40% 정도로 본다. 한국인의 당뇨병 가족력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식생활은 상당부분 서구화돼 있기 때문에, 서양의 가족력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한다.

 

어떻게 막나=당뇨병 가족력이 있으면 체중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팀이 당뇨병 환자 219명을 조사한 결과, 과체중(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사람 중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평균 49.3세에 당뇨병이 나타나, 가족력이 없는 사람(57)보다 8년 빨랐다. 안철우 교수는 "당뇨병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어릴 때부터 식습관을 조절할 필요는 없다. 반찬은 고기보다는 채소가 좋은 정도이고, 또래들과 뛰노는 수준의 운동을 하면 된다""20대부터는 혈당검사를 주기적으로 받고, 내당능장애 수준이 되면 식단을 미리 당뇨식으로 바꾸라"고 말했다.

 

>> 심혈관질환

 

가족력의 영향=캐나다 맥매스터의대에서 심장마비를 경험한 사람 12000명과 일반인 15000명을 비교한 결과, 부모가 심장마비를 경험한 사람은 심장마비를 겪을 위험이 심장마비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1.5배 높았다. 아주대병원 순환기내과 신준한 교수는 "남성이 40대 이전, 여성은 50대 이전에 동맥경화가 생길 경우 자녀에게 동맥경화가 나타날 위험이 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막나=일찍부터 정기 검사를 받는 것이 핵심이다. 가족력이 있으면 30대 초반부터 1년에 한 번씩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검사를 받고, 40대부터 1년에 한 번씩 심전도검사를 받도록 권장한다. 가족력이 있으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을 동반한 사람은 1~2년에 한 번씩 운동부하 심전도검사를 받는 게 좋다.

 

>> 치매

 

가족력의 영향=부모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았으면 자녀가 노년기가 됐을 때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발병할 가능성이 2배 정도 높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이동영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아포지단백 4형이라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데, 이 유전자형을 1개 물려받으면 2.7, 2개 물려받으면 17.4배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어떻게 막나=가족력을 가진 사람이 노년기에 들어서면 혈액검사를 통해 치매발병 가능성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 김영열 박사팀의 연구 결과, 치매 환자는 사이토카인 IL-8의 혈중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기존에 치매와 관련이 있다고 밝혀진 물질들과 더불어 이 물질의 혈중 농도도 검사가 가능해진다. 김 박사는 "치매를 조기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치매 진행을 늦추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전국 보건소에서 치매 조기검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간단한 문진과 혈액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아토피피부염

 

가족력의 영향=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수종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70% 정도가 가족력이 있다""부모 모두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경우 자녀의 80%, 부모 중 한 명만 있으면 40~60%가 아토피 피부염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국내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머니가 아토피피부염을 앓았을 때 자녀의 발병률이 아버지가 앓은 경우보다 높다.

 

어떻게 막나=가족력을 가진 사람이 아기를 낳으면 6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하도록 권장한다. 모유에 포함된 다양한 면역 성분이 아기가 균형잡힌 면역력을 갖도록 해줘 아토피 피부염 억제에 도움이 된다. 모유를 먹일 여건이 되지 않으면 가수분해 단백질 함유 분유를 먹이는 게 좋다.

 

>> 조울증

 

가족력의 영향=조울증은 부모 중 한 명이 조울증이면 25%(양친 모두는 50%), 형제 17%, 일란성 쌍둥이는 50~90%까지 가족력을 보인다. 서울시북부노인병원 정신과 김윤기 과장은 "조울증 외에 신경성 대식증, 공황장애, 알코올 중독, 우울증 등도 가족력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어떻게 막나=뇌에서 도파민 분비량이 과도해지면 조증(燥症)이 발생하고, 체내에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울증(鬱症)이 나타난다. 세로토닌은 몸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100% 탄수화물 등 음식물을 통해 외부에서 공급된다. 따라서 조울증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균형있는 식사를 충분히 해야 한다. 반면, 도파민 분비 과다는 일반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입력 : 2011.06.01./박노훈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