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생활글

올바른 경청은 상대의 마음을 듣는 것

풍월 사선암 2011. 4. 23. 12:10

올바른 경청은 상대의 마음을 듣는 것

 

말을 배우는 데는 2, 경청하는 데는 60년이 걸린다고 공자는 듣기의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그러므로 말하기 훈련보다 경청 훈련이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잘 듣는 사람은 말도 잘한다. 늘 상대방 중심의 분위기를 만들고 상대에 맞는 언어를 쓰기 때문이다.

 

남의 나라 언어를 배울 때도 말하기보다 듣기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대로 듣지 못하는 사람은 말도 제대로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필자의 제자가 방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은 이야기다. 이 여학생은 동네 유명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했다.

 

어느 날 조폭처럼 무섭게 생긴 건장한 청년이 왔다.

그녀는 떨면서 청년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어서 오세요, 고객님! 어떤 아이스크림 드릴까요?”

 

청년은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딸기로 주세요!”

, 여기 있습니다, 고객님~.”

 

그런데 청년은 언짢은 듯 이렇게 말했다.

더 퍼주세요!”

 

순간 제자는 두려웠지만 미소를 잃지 않고 조금 더 퍼주면서 말했다.

여기 있습니다, 고객님~.”

 

아이스크림 가게서 벌어진 황당한 오해

 

그러자 청년은 화를 내면서 말했다.

더 퍼달라니까요!”

 

제자는 공포에 떨며 더 퍼주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 아주 많이 더 펐습니다. 고객님 이제는.”

 

청년은 더 큰 소리로 말했다.

이봐, 아가씨. 내 말 못 알아들어! 뚜껑 덮어달라니까!”

 

이처럼 제대로 듣지 못하면 불안만 가중된다.

 

어떤 도둑이 강아지를 훔친 죄로 경찰서에 끌려와 말했다.

저는 고삐를 하나 훔쳤을 뿐입니다.

고삐를 들고 오니까 강아지가 따라왔을 뿐이에요. 전 정말 강아지를 훔칠 생각이 없었어요.”

 

그러자 한심하다는 듯이 경찰관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도 자네 손만 잡아왔을 뿐이네. 손만 오지 자네는 왜 강아지처럼 따라왔나.”

 

경찰관은 여유 있게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자네를 감방에 넣지 않겠네. 자네 손만 잡아넣을 걸세.”

 

그 순간 강아지 도둑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거 참 잘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후 강아지 도둑은 의수로 된 팔을 경찰서에 빼놓고 유유히 사라졌다. 제대로 듣지 못한 경찰관의 실수가 범인을 놓치고 말았다. 이것이 경청의 어려움이다. 단지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만 아니라 의중을 파악하여 들어야 이기는 대화를 할 수 있다.

 

어느 날 흥부는 배가 고파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허겁지겁 형님 댁으로 밥을 얻어먹으러 갔는데 흥부의 몰골을 바라보던 형수가 화난 듯이 소리쳤다.

넌 뭐야?”

 

그러자 흥부는 죽어가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흥분데.”

 

이 말을 듣던 형수는 뜨거운 주걱으로 흥부의 볼을 때리며 말했다.

감히 형수를 보고 흥분돼!”

 

매를 맞고 간 흥부는 다음 날 또 형수를 찾아왔다. 굶어 죽을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형수는 다시 핏대를 올리며 소리쳤다.

 

아침부터 뭔 일야?”

 

그러자 흥부는 점잖게 말했다.

형수한테 사정할 일이 있어서 왔수.”

 

이번에는 형수가 소금을 뿌리며 소리쳤다.

뭐라, 이제는 네놈이 형수에게 사정까지 하려 들어!”

 

물론 유머 한 토막이지만 여기에는 경청의 비밀이 숨어 있다. 경청은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가난한 시동생을 못마땅해 하던 형수는 넌 또 뭐야!” 하며 귀찮으니 사라지라고 소리쳤지만 흥분돼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주걱을 휘두른 것이다. 좋은 말을 듣는 사람은 역시 좋은 말을 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고 허허 하며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좋은 것을 들으려 노력하는 자세, 이것이 듣는 자의 태도다. 자기중심의 편견을 갖고 들으면 상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으며 늘 자기 입장에서 해석하고 행동하게 된다. 올바른 경청의 자세는 무엇보다 자신의 귀를 상대의 입이 아니라 마음에 맞추는 것이다.

 

어느 날 마더 테레사 수녀에게 기자가 물었다.

수녀님은 매일 기도를 오래하신다고 들었는데 기도할 때 주로 어떤 말을 하세요?”

 

그러자 테레사 수녀는 이렇게 말했다.

전 그저 듣기만 해요.”

 

기자는 궁금해서 다시 물었다.

그럼 하느님은 무어라 말합니까?”

 

테레사 수녀는 이렇게 답했다.

그분도 듣기만 해요.”

 

테레사 수녀의 이 말을 통해서 듣기가 얼마나 신비스러운 능력인가를 엿볼 수 있다.

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은 나의 말을 듣는다.”

 

이것이 테레사 수녀가 들려주는 경청의 힘이다.

 

대다수 분쟁은 소통 부족이 원인

 

모든 분쟁은 99%가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해 일어난다고 러셀 웹스터는 말한 바 있다. 필자는 기업체에서 강의할 때마다 다음의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한 대학의 CEO과정에서 강의하며 겪은 일이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항상 놓치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필자의 질문에 어떤 CEO가 이렇게 답했다.

습관적으로 직원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못해 후회를 자주 합니다.”

 

또 어떤 CEO는 자신의 권위 때문에 부하들의 말을 제대로 경청하지 못해 손해를 본 적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솔직한 경청은 신뢰를 형성하고 좋은 기업문화를 낳는다. 제대로 듣지 못하는 사람은 흥분하게 마련이다.

흥분하는 사람치고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이코노미플러스 / 임붕영 한국유머경영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