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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독이 되는 등산’ 하시나요?

풍월 사선암 2011. 4. 13. 11:05

몸에 독이 되는 등산하시나요?

 

[홍성] “오늘 산행은 끌려가는 기분 들었나요? 에너지를 다 써버린 느낌이 드나요?”

 

27명의 한국트레킹학교 119기 학생들은 아니오를 크게 외쳤다. 한국트레킹학교의 윤치술 교장은 지금까지 해왔던 산행은 무조건 빨리, 정상까지 지치도록 가는 방식이었다, “여러분은 오늘 자연을 제대로 느끼는 트레킹을 배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트레킹학교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1일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한국트레킹학교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1일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건전하고 올바른 산행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국민생활체육회에서 만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진흥과 양재완 과장은 요즘 트레킹이 상당히 유행인데, 과학적인 트레킹법과 산을 즐기는 자세등을 일목요연하게 가르치는 곳이 없었다면서 대국민 트레킹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트레킹이 국민생활체육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트레킹학교는 서울, 경기권 및 5대 광역시를 돌면서 회당 30명 내외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다. 428일 현재 한국트레킹학교 수료생은 3597명인데, 올해까지 총 4200명을 배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산을 즐기는 트레킹 문화 전파

 

트레킹(Trekking)이란 가벼운 배낭을 메고 여유롭게 산길을 걸으며 자연풍광을 감상하는 산행이다. 이는 산의 정상까지 올라 성취감을 얻는 등산과 다르다.

 

()국민생활체육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월 1회 산행 인구는 약 1800여만명이고, 이 중 약 80%40대 이상이다. 한국트레킹학교 김기선 강사는 이런 점에서 트레킹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을 즐기는 인구가 많고, 대부분 연령도 높은데, 대부분이 무리하게 산을 타는 등산을 흉내 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산악회나 등산회가 18000개가 넘지만, 느긋하게 산길을 걸으며 자연과 하나 되는 트레킹을 가르치는 곳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산행을 즐기는 많은 이들이 잘못된 습관에 젖어있다고 한다.

 

◀홍성 용봉산에서 119기 한국 트레킹학교학생들이 응급처치법교육을 받고 있다.

 

“‘‘김 과장은 산에 가면 날다람쥐야, 체력이 좋아이런 말 자주 하시죠.산을 운동의 대상으로 생각하면 큰일 납니다. 산에서는 당연히 천천히 가야 몸이 망가지지 않고, 안전사고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특히 그는전문산악인처럼 특수한 호흡법과 걷는 법 등을 익히지 않고, 일반인이 무조건 빨리 가는 습관을 들이면 자신도 모르게 몸을 망가뜨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무릎 관절 손상은 물론이고, 심장과 폐에 지나치게 무리가가, 자칫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산행 후에 사우나로 몸 푸는 게 최고야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산행 뒤엔관절이 부드럽게 된 상태인데, 이때 사우나를 하면 관절이 흐물흐물해져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무릎에 냉찜질을 하고 가볍게 샤워만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산에서 여유 있게 즐기는 트레킹 완전정복

 

한국트레킹학교 수업시간은 아침 7시부터 오후 6~7시까지다. 집결지에서 7시 정각에 버스가 가까운 산으로 출발한다. 참가자는 버스 속에서 트레킹 이론 수업을 받는다.

 

자연과 교감하는 법, 올바르게 걷는 법, 몸의 균형 잡기, 산에서 먹을거리 준비법, 체온을 잘 유지하는 법 등 트레킹을 위한 기본자세를 배운다. 목적지 하차 후에는 가벼운 준비운동을 하고, 등산화 끈 매는 법부터 배낭 활용법까지 꼼꼼하게 배울 수 있다.

 

◀교육안은 윤치술 학교장이 개발한 CST(Clinic Safety Therapy) 프로그램에 기초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가벼운 준비운동을 한 뒤 일렬로 산에 오른다. 전담강사 네 명과 학교장이 동행하며 오르막 보행법, 스틱 사용법, 자연을 보호하는 법, 휴식 취하는 법 등을 일일이 가르쳐준다.

 

3~4시간 산행시간 내내, 강사들은 보폭 줄이세요”, “스틱 이렇게 잡으면 손가락 관절 다칩니다”, “속도 줄이세요”, “옆길로 가지 말고, 지정된 탐방로로 가세요등등을 외쳤다.

 

틈틈이 지도 보는 법, 응급처치법, 트레킹 소품 활용법 등의 다양한 내용을 가르치기도 했다. 1일 프로그램 소요시간은 11~12시간인데, 이 중 쉬는 시간은 40여 분밖에 안 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이다.

   

고현종씨(44)동료의 추천으로 월차를 내고 나왔는데, 너무 빡빡하게 수업을 해서 아침에는 집에서 쉴 걸 후회하기도 했다그런데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장비 사용법, 산행원칙 등을 배우다보니 하루 만에 전문가가 된 것 같아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여유로운 산행문화 배울 수 있어

 

한국트레킹학교는 우리의 산행문화를 바꾸고 있다. 보통 우리나라 중장년층이 즐기는 산행문화는 이렇다. 무조건 빨리 정상에 간 뒤, 먹을거리를 펼쳐놓고 떠들썩하게 먹고 마신다. 국물, 과일껍질, 술 등으로 산을 더럽힌다. 대충 치우고 빨리 하산한다. 하산 후 시끌벅적한 술자리를 가진다. 사우나에 몰려간다.

 

이런 산행은 자신의 건강을 해칠 뿐더러 자연환경도 훼손시킨다고 트레킹학교 강사들은 입을 모았다. 트레킹학교에서는 우선 학생들에게 에너지를 소모시키지 않고 천천히 산행하는 법을 가르쳤다. 학생들에게 걸음걸이와 속도를 교정하고 올바른 장비 사용법을 가르쳤다. 학생들은 몸이 지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자연을 즐기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1일 프로그램 소요시간은 11~12시간 중 쉬는 시간은 40여 분밖에 안 될 정도로 빠듯하다.

 

, 강사들은 마지막에 기타 연주와 가벼운 합창을 하는 작은 음악회를 벌여 자연과 하나 되는 마음을 길러줬다. 학생들은산에 오면 음식을 펼쳐놓고 놀다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산행문화를 접했다.

학교장의 기타 연주와 가벼운 합창을 하는 작은 음악회는 교육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 트레킹학교에서는 흔적 남기지 않기(Leave no trace)’ 운동을 널리 알렸다. 이는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환경보호운동의 이름으로, 자연을 훼손하지 말자는 운동이다.

 

트레킹학교 강사들은 학생들에게 쓰레기 가져가기 지정 탐방로와 계단만 이용하고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 흘리기 쉬운 음식물 준비하지 않기 등을 강조했다. 이것이야말로 산에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원칙이고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참가자들 산에서 여유로움 되찾았어요

 

119기 트레킹학교 수료생 김경희씨(53·)적은 비용으로 자연을 즐길 수 있어서 10년 가까이 등산을 즐겨왔다면서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땀을 뻘뻘 쏟으며 다녔고, 그래야 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녀는 앞으로 오늘 트레킹학교에서 배운 대로 천천히 여유롭게 다니겠다고 말했다.

 

이호진씨(55)우리 세대는 산에 와서까지 경쟁심을 품고 있는 것 같다오늘 교육으로 빨리 가야 운동이 된다, 즐길 수 있다는 강박관념을 벗게 됐다고 말했다.

 

◀트레킹학교에는 등산화 끈 매는 법부터 스틱 잡는 법과 배낭 활용법까지 체크해준다.

 

강미자씨(57·)산악회에서 8년을 활동했지만, 제대로 등산화 싣는 법, 스틱 사용법, 올바른 걸음걸이 같은 기초를 배우지 못했다.”고 했다. 그녀는 스틱을 잘못 잡아서 손가락이 많이 아파서 나오게 됐는데, 손가락과 무릎 관절을 보호하도록 오늘 배운 대로 스틱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윤치술 한국트레킹학교장은 요즘은 대부분의 보험회사에서 100세까지 보장보험을 파는 장수시대라며 우리나라 사람들 산을 참 좋아하는데, 많은 분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산행하는 법을 배워서, 오래오래 산을 즐기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트레킹학교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홈페이지(kts2009.com)에서 해당 지역 일정을 살펴보고 신청하면 된다. 단 국민 1, 1회만 신청할 수 있다. 신청할 때 예치금 1만원을 내야하는데, 수업 당일 예치금은 돌려준다. 다만 결석할 경우, 예치금은 신청자 이름으로 한국혈액암협회에 기부한다. , 출발시간인 7시 정각에 버스가 출발하므로, 1초라도 지각하면 참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