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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는 물과 함께 마셔야 위 손상 줄여

풍월 사선암 2009. 12. 8. 17:10

술자리 많은 송년회, 독주는 물과 함께 마셔야 위 손상 줄여


술자리 많은 송년회 올바른 음주건강법

 

송년회 시즌이 시작됐다. 아무리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라도 각종 연말모임과 잦은 술자리를 갖다 보면 몸이 상할 수밖에 없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는 "1주일 단위로 볼 때 음주량의 적고 많음에 상관없이 2회를 초과하면 지나친 것이며 간이 술을 소화하고 해독할 수 있도록 2~3일 정도 간격을 둬야 한다"며 "술도 알고 마셔야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단골메뉴 폭탄주는 왜 빨리 취하나


= 단체모임 때 늘 등장하는 술이 바로 `폭탄주`다. 폭탄주를 돌리는 목적은 참석자들이 동시에 빨리 취하는 데 있다. 맥주와 양주(또는 소주)를 섞으면 화학적인 상호반응이 일어난다. 폭탄주의 알코올 도수인 10~15도는 위장과 소장에서 알코올을 가장 빠르게 흡수하는 상태가 된다.


정훈용 교수는 "맥주에 섞여 있는 탄산가스가 소장에서 알코올의 흡수속도를 가속시키기 때문에 폭탄주는 위장장애나 급성위염, 간 장애 등을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폭탄주 한 잔의 알코올 도수는 얼마나 될까. 알코올 양은 `술의 양×농도`다. 예를 들어 500㏄ 생맥주 한 잔의 도수가 4.5%라면 `500㏄×0.045=22.5g`의 알코올을 섭취하게 된다. 양주 폭탄주는 40도인 양주 한 잔이 37㎖라 했을 때 알코올의 양은 15g이다. 나머지 맥주량이 163㎖라고 하면 여기에 포함된 알코올 양은 7.2g이다. 22.2g의 알코올을 폭탄주 한 잔인 200㎖로 나누면 도수는 11도가 된다.


◆ 어느 정도 마셔야 하나?


= 성인이 하루에 분해할 수 있는 최대 알코올 양은 160~180g이다. 매일 알코올 160g(대략 소주 2병)을 8년 이상 마시면 알코올성 간경변증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같은 기간, 같은 양의 알코올 섭취로 같은 간질환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개개인의 알코올 분해속도 차이와 간질환의 유무(B형 혹은 C형 간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마시는 술의 알코올 도수는 맥주 4도 전후, 소주 20도, 막걸리 5도, 위스키 40도 등이다. 맥주는 식사 후 뒤풀이로 가볍게 마시기에 좋은 술이지만 위액분비를 촉진시켜 식욕을 높여 비만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소주는 위장에 부담을 주기 쉬운 술로 식사를 적게 하고 마실 경우 위점막을 자극해 위염이나 가벼운 출혈을 가져올 수 있다. 독주로 분류되는 위스키는 급하게 마시면 안 된다. 빈 속에 스트레이트로 원샷을 했을 때 위장의 맨 아랫부분(유문)이 경련을 일으켜 장으로 내려가는 출구가 순간적으로 막혀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주는 알코올이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그만큼 위 점막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 얼음이나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이 좋다.


◆ 과음한 다음날 속이 더부룩한 이유는


= 과음한 다음날엔 속이 더부룩하다든지 메스껍고 토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오른쪽 갈비뼈 아래가 불편하거나 오른쪽 어깨가 아픈 것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이 같은 증상은 술로 인해 간에 부담이 커져 오는 증상이다. 이런 증상을 느낄 때에는 휴식을 취하며 간지방을 빼야 하고 1주일에 2~3회 땀이 흠씬 날 정도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의학적으로 보면 알코올이 몸속에 들어가면 간 속에 있는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알코올이 분해된다. 분해효소는 사람에 따라 많은 사람이 있고 적은 사람이 있다. 유전적 소인이 강하다는 얘기다. 과음 후 구토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갑자기 많은 양을 한꺼번에 토하다 보면 좁은 식도로 갑자기 많은 위 내용물이 몰리므로 식도하부나 위의 상부 점막이 찢어져 토혈이나 하혈을 하며 심하면 실혈사를 할 수 있다"며 "점막만 찢어지는 것이 아니라 식도 전체 벽이 찢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발견 즉시 수술을 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 안주에도 궁합 필요…술 마시면 살찌는 이유


= 술과 함께 먹는 안주는 몸 건강을 지켜주기도 하지만 비만의 원인이 된다. 소주 한 병은 500~600㎉의 열량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당뇨병 환자의 한 끼 식사에 해당한다. 여기에 안주를 곁들이면 체중관리에 적신호가 켜진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우리 몸에 필요한 대부분 에너지는 기초대사에 사용되는데, 술을 마시면 이러한 기초대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술에서 나온 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며 "술과 함께 먹는 안주에서 비롯되는 칼로리는 모두 지방으로 전환돼 내장지방 및 허리비만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안주는 술에 따라 궁합이 다르다. 소주에는 삼겹살이나 얼큰한 국물이 있는 찌개종류를, 와인에는 치즈를, 맥주에는 소금에 절인 땅콩이나 견과류, 과자, 과일 등이 좋다. 하지만 너무 짜거나 매운 찌개는 그다지 좋은 안주라고 할 수 없다.


매일경제신문  2009.12.5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