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영상/일반사진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

풍월 사선암 2009. 10. 20. 15:36

 

 

사진가 배병우는 20년 넘게 소나무 사진만 찍어온 사람이다. 그의 작품은 처음에는 바다 사진으로 시작했는데,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다 자연스럽게 소나무로 관심이 옮겨갔다. 그는 어린 시절 고향집 뒤에 있는 소나무를 보고 자랐는데, 고향집의 정서가 배병우를 이 시대의 가장 서정적인 사진가로 만든 셈이다.

 

그가 처음 소나무에 눈뜨게 된 계기는 1985년 동해안의 낙산사(洛山寺)에 들르면서부터였다고 한다. 낙산사 앞에 섰을 때 소나무가 가슴에 들어왔다. 한국의 자연을 대표하는 상징하는 소나무를 파인더에 담기위하여 지리산. 속리산. 강원도를 비롯하여 유명하다는 소나무를 둘러보고 경주의 소나무에 매료되었다.


경주 왕릉 주변의 도리솔들은 먼저 소나무 특유의 품격을 갖추고 있다. 소나무에는 귀골(貴骨)의 기품이 있다. 그 다음에는 너무 크지 않고 자그마해서 예쁘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도리솔에는 200~300년 세월의 풍상이 녹 있다는 것이다. 곧게 뻗지 않고 이리저리 휘어지면서 자란 도리솔의 줄기가 바로 인생의 풍파를 상징하고 있다.


소더비 경매에서 팔린 사진도 신라 55대 경애왕(景哀王·재위 924~927) 능 옆의 도리솔을 찍은 것이라고 한다. 포석정을 지나면 나타나는 왕릉이 바로 경애왕릉 이다. 

 

 

2006년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사진작가 배병우(56)의 소나무 사진 한 장이 4800만원에 팔렸다.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은 2005년 런던에서 팝가수 엘튼 존에게 2700만원에 팔린 바 있다. [바로 위 사진] 에디션이 5장인 이 작품은 다 팔리고 마지막 남은 사진은 4만 2000파운드 (약 7750만원)로 값이 더 올랐다.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이 서양 미술시장에서 팔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산업화로 자연이 황폐화되면서 자연에 대한 관심이 증가 추세에 있고, 중국이 부상하면서 동아시아 미술의 오랜 전통인 산수화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관련 있다고 한다. 서구인들은 소나무 사진이 동아시아 수묵화의 오랜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배병우는 엘튼 존이 사간 소나무 사진을 포함한 사진집 '청산에 살어리랏다'를 냈다. 소나무와 바다, 능선을 비롯해 한국미가 녹아 있는 작품들을 모은 사진집이다.

 

  

 

 

 

소나무를 읽기 위한 단서

                                                      김승곤(사진평론가)

 

배병우의 가슴에서 바람을 일으키는 소나무에서는 잘 어우러진 소리들을 들을 수 있다. 그것은 빛, 그림자, 형태, 질감, 원근법 등의 사진의 어휘들을 구사하는 그의 독특한 수사법에 의한 것으로, 예를 들어 그가 안개와 함께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 새벽이나 해질녘의 광선을 고른 것도 그중 하나다.

 

무릇 사진은 현실을 명시적(明示的)으로 말한다. 보는 일에 익숙해진 우리는 빛을 통해 현실대상을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대상에 대한 산문적 서술을 통해서가 아니라, 시적인 은유와 암시를 통해서 그 대상의 본질적인 의미에 더욱 명확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병우의 사진에서 체험할 수 있다.


풍경은 한 민족의 정신적 문화적 동질성에 관한 움직일 수 없는 지표(指標)다. 배병우가 그려내는 풍경은 그 소재가 무엇이간 현실적인 표상(表象)과는 무관하게, 일시에 먼 역사적인 장소를 향해 우리들의 시선을 이끌고 가는 강인한 힘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가 추구하는 한국의 자연이 다른 문명권의 그것에 비해서 더 우월한 것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들 사이에서 인정되는 차이에 관해서 그의 사진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을 따름이다.


과묵한 그를 보고 있으면 " 알고 있는 자는 아무 것도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아무 것도 모른다." 라고 한 동양 철학자의 말이 떠오르곤 한다. 그는 자신에게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고, 그 일에 대한 의무감도, 또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열정도 가지고 있음을 나는 확신하고 있다.

 

 

배병우(1950년~ )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아름다운 소나무 사진으로 사진을 예술 작품의 중심에 서는 역할을 했으며, 해외에서도 전시회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주로 자신이 태어난 바다와 소나무, 산과 오름 등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 왔지만 특히 경주 남산의 소나무 사진이 유명하다. 작가의 사진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계기는 팝스타 앨튼 존이 2005년 당시 2700만 원을 주고 구입하면서부터다. 이명박 대통령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작가의 사진집 '청산에 살어리랏다'를 선물했다.

 

 

 

 

 

Giovanni Marradi- '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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