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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란 - 우리의自畵像

풍월 사선암 2009. 6. 26. 16:43

한국동란 - 우리의自畵像


육.이오 한국동란이 발발한지 어언 59년 - 두번다시 기억하기도 싫지만, 여기에 실린 사진들은 불과 반세기전 우리의 自畵像이었습니다. 지긋지긋한 가난과 피비린내는 살육의 현장들이 그 때는, 그리 대수로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처참한 몰골로 야생초처럼 끈질게 견뎌온 모진 생명들... 불과 반세기가 흐른 지금, 우리는 너무 빨리 이 아프고도 소중한 기억들을 까맣게 망각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이 사진들은 알바니아 태생으로 1,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한국전쟁을 취재한 미국의 저명한 사진가 디미트리 보리아(1902~1990)가 駐日 美극동사령부 사진반에서 일할 때 한반도 각지를 돌며 촬영한 것이다.

 

▲ 전쟁은 체면이나 양심, 도덕률. 이런 것과는 거리가 먼 곳에 현실로 존재한다.

유치원에 다녀야 할 나이의 어린이가 깡통을 들고 거리에 나가 낯선 얼굴들에게

손바닥을 벌려야 했다. 

 

▲ 나무뿌리라도 먹어야 산다. 그리고 잡초보다 모질 게 살아남아야 했다. 아이를

업은 소녀의 손에 쥐어진 나무뿌리는 가족의 한 끼 식사일까, 아니면 땔감일까?

 

 ▲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어린 형제가 골목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 전란통에 용케도 살아남은 이 소년 소녀들은 시민혁명과 쿠데타, 군사독재와

경제기적의 한복판을 질풍노도처럼 관통하여 "의지의 한국인"을 세계에 알리는

주역이 되었다.

 

▲ 부모님은 피난통에 돌아가시고, 살던 집은 폭격으로 다 부서져 폐허가 된 터에

어린 소년이 버려진 채 눈물을 훔치고 있다. 고난의 1950 년대를 몸으로 때우며

살아온 이 민족의 처절한 단면이다.

 

▲ 찬 이슬을 피할 수 있는 곳이라면 헛간이라도 좋았다. 행색은 초라해도 카메라를 강하게 의식하는 이 초롱초롱한 눈매의 자매들은 지금쯤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 개털모자에 항공모함 같은 헝겊 군화, 곳곳을 기운 이 복장이

1950년대 유년시절을 보냈던 대부분 한국인의 자화상이었다.

 

 ▲ 추위만 이길 수 있다면 누더기가 다 된 솜바지라도 좋다.

 

▲ 판자로 얼기설기 엮어 지은 2층 건물 곳곳에 피난민이 바글대고 있다.

고함 한번 치면 풀썩 주저앉을 듯 위태로운 건물 모습이 위기에 처한

조국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하다.

 

▲ 엄동설한 추위를 피하기 위한 땔감도 넉넉지 못했던 시대에 두 소년이 끌고 가는 수레에는 한 식구의 온기를 담보하는 행복이 실려있는 듯하다.

 

▲ 태평양을 건너온 미군복을 얻어 입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간혹 마음씨 좋은 미군 아저씨를 만나면 미국으로 입양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 연을 들고 포즈를 취한 소년들. 전쟁의 傷痕(상흔)을 잠시 잊은 듯하다.

 

▲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한 아이가 탈진 했는지 기둥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

마치 요즘 북한 장마당의 꽃제비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 미군 병사가 한 소년을 목욕 시키고 있다.

소년은 카메라를 들이대자 잔뜩 겁을 먹었는지 얼굴 표정이 굳어 있다.

 

▲ 노인이 문 긴 담배대를 고개를 외로 꺽고 바라보는 소년과, 소년이 손에 쥔 깡통 속을 바라보는 노인. 전쟁은 노인의 빈 담배대와 소년의 빈 깡통 속에 있었다.

 

 ▲ 봇짐을 등에 진 할아버지와 망태기를 손에 든 손녀.

 

▲ 피난을 가는 일가족의 전형적인 모습. 이렇게 지게에 가재도구를 싣고

수백리 길을 걸어서 피난을 떠나야 했다.

 

 ▲ 길가에 앉아 참외 등을 팔고 있는 아낙들.

 

▲ 젊은이들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이래야 날품팔이가 고작이었던 시절.

한 지게꾼이 피로에 지친 모습으로 길가에서 잠들어 있다.

 

▲ 황량한 벌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어린이.

담요 한 장으로 매서운 추위를 견디어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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