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좋은글

그대 진정 미치도록 외롭거든 - 詩 이민숙

풍월 사선암 2009. 4. 17. 07:58

 

그대 진정 미치도록 외롭거든

- 詩 이민숙 (낭송:한송이) -


외롭거든

그대 진정 미치도록 외롭거든

저녁바람에 쓰러져 눕던 그림자가 되거나

저무는 강가에 피는 물안개 되어

 

아릿한 아픔조차 쓸어 버리지 못한

폭설에 젖은 빈 들판 같은 마음 들여다보다

별처럼 반짝이는 눈으로

울어버리는 거야

 

별 하나 둘 셋

속눈썹 눈물 쓸어 모아

와르르

감당조차 할 수 없이 쏟아지던 날

 

쏴 한 감정 덩어리가

가슴을 덮여 준다면

지금 덮은 차가운 감정의 이불은 걷어 버릴 거야

 

여름에 채 죽지 못한 하루살이 두 날개처럼

희미하게 푸드득 푸드득

여물지 못한 바람처럼 외로워

사정없이 가슴을 할퀴거든

그냥 그렇게 울어 버리는 거야

 

정말 외롭거든

그대 진정 미치도록 외롭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