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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곁에 오지 않는 걸까…

풍월 사선암 2008. 7. 2. 11:00

왜 곁에 오지 않는 걸까…

 

'노인냄새' 어떻게 없애나… 요실금·변실금·전립선이 주요 원인

노폐물 배출 잘 안돼 샤워 자주 해야…담배 끊고 물 많이 마시면 구취감소


서울 제기동에 사는 김창민(68)씨는 얼마 전 세 살짜리 손주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귀여워서 끌어 안으려 했더니 "할아버지한테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코를 손으로 움켜 쥐면서 도망가 버린 것.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 이전부터 손주들이 가까이 오려 하지 않았고,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옆에 앉기를 꺼려했던 것 같았다.


김씨는 "어렸을 때 외할아버지에게 나던 퀴퀴한 '노인냄새'가 내게도 나는구나 하고 생각하니 갑자기 우울해 지고 사는 게 귀찮아졌다"고 말했다.


노인의 몸에서는 대부분 양초 냄새나 오래된 책 냄새가 난다. 이런 냄새는 당혹감이나 수치심과 같은 정서적인 문제를 유발하고, 노인의 대인관계나 사회활동도 제한하게 된다. 노인의 몸에서는 왜 냄새가 나며, 어떻게 하면 이런 냄새를 없앨 수 있을까?

 

우선, 노인이 되면 신진대사 능력이 감소해서 피지(皮脂) 중 지방산이 완전히 연소되지 못한다.


이때 쌓이는 물질이 '노네날알데하이드'인데 이 때문에 '노인냄새'가 나게 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이 물질이 생성되는 것은 오래된 자동차 엔진이 노후 되면 연료가 불완전 연소돼 검은 연기가 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며 "노인은 활동량이 적어 땀이 잘 안 나므로 자주 씻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그 때문에 잘 안 씻는 경우가 많은데 샤워를 자주 하고 옷을 자주 갈아입으면 이런 냄새를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요실금이나 변실금도 노인냄새의 주요한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방광 근육과 벽이 두꺼워지고, 이로 인해 방광의 확장 능력이 감소해 방광 안에 저장할 수 있는 소변의 양이 350~400mL에서 250~300mL 로 감소한다. 이런 상태서 웃음, 재채기, 놀람, 달리기 등으로 인해 방광이 압박을 받으면 소변이 새어 나오게 된다. 또 항문 근육과 신경, 골반 신경이 약화되면서 변이 조금씩 새서 속옷에 묻는 변실금도 노인에게 흔하다.


연세우노비뇨기과 이용우 원장은 "요실금이나 변실금의 원인에 따라 약물치료, 수술치료, 전기치료, 행동치료 등을 시행한다"며 "요실금은 수술의 효과가 좋은 편이라 권장하는 편이지만 변실금은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이 높아 약물치료를 주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성은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소변을 볼 때 속옷에 소변이 묻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노인냄새의 주요한 원인이다.


구취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구취가 심한 사람의 입안에서는 휘발성 황 화합물질(VSC)이 잘 검출된다. 이것은 입 안에 상주하는 비정상 세균이 대사한 배설물이 휘발성을 띠기 때문에 악취로 느껴지는 것. 침 성분은 이런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데, 나이가 들면 침샘 기능이 떨어져 구강건조증이 오기 쉽고, 이 때문에 세균의 증식이 억제되지 않아 구취가 심해지게 된다.


담배는 구강건조증을 악화시켜 구취를 더 심하게 만든다. 연세대 세브란스치과병원 박광선 교수는 "담배 연기의 자극으로 구강내의 많은 침샘들이 봉쇄되는 데 이로 인해 건조하게 변한 구강에서 냄새가 나게 되며, 담배에 포함돼 있는 여러 가지 유해 성분은 구강 내 혀, 잇몸, 입 천장 등 여러 부위의 상피세포들을 각화시키거나 괴사시켜 악취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술 냄새도 한 몫 한다. 박광선 교수는 "술을 먹으면 술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된 후 다시 아세트산으로 바뀌는데, 이렇게 분해된 산물들이 혈액을 따라 돌다가 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입 밖으로 나올 때 심한 냄새가 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 밖에 특정한 병이 있을 때도 냄새가 난다. 예를 들어 몸에 케톤산이 증가하면 시큼한 냄새가 날 수 있는데 이 때는 당뇨를 의심해 봐야 한다. 또 말을 하거나 숨을 쉴 때 암모니아 냄새가 나면 만성 신기능 장애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박상민 교수는 "폐렴이나 다른 여러 감염성 질환이 생긴 경우에도 냄새가 날 수 있으니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날 때는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이윤정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