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유모어

함 달래나 보지...

풍월 사선암 2008. 5. 5. 09:16

 sun

 

함 달래나 보지...

 

옛날 아주 먼 옛날에 그러니깐 호랑이가 담배를 피던 시절에 충주 부근의 강가에 오누이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들 남매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었지만 착하고 훌륭하게 자랐습니다. 이들 오누이는 열심히 일을 하여 밭도 사고  논도 사고 남부러울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단지 흠이라면 오빠가 장성하도록 장가를 가지 못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지요. 그러다 오빠는 여동생을 사모하게 되었습니다. (옛날 속담에 누이 믿고 장가를 안 간다는 말이 여기서부터 생겼다고 하더군요.)

 

얼씨구? 자알 논다 잘 놀아. 하지만 자기 핏줄을 사모한다는 것은 천륜을 저버리는 일이었지요. 오빠는 그놈의 고추가 화근이라고 생각하고는 몇 날 몇 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그만 고추를 짓이겨 죽고 말았습니다.

 

애구 아까버라...여동생은 오빠의 고추를 부여잡고 애절하게 슬퍼했지만 죽은 오빠가 다시 살아서 돌아 올이 만 무였습니다. 애고, 애고 원통하고 절통해라. 서러버서 못살겠네. 죽으려거든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고 죽기 전에 함 "달래나 볼 것이지. 옵빤 요다지도 머리가 안 돌아 간다요?"

 

여동생도 더 이상 살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동생도 앞 강가에 나가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 강을 오고 갈 때마다 "함 달래나 보지" 하여 강이름을 " 달래 강"이라고 부르게되었다는 옛날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