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생활/건강,의학

꼭 알아야 할 '가족력 질환' 예방법

풍월 사선암 2008. 3. 29. 08:57
 
      꼭 알아야 할 '가족력 질환' 예방법

 

좋은 것만 물려주면 좋으련만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당뇨병이나 위암, 대장암 등의 질병을 물려주게 된다면? 질병 중에서는 가족끼리 물려받을 확률이 높은 이른바 ‘가족력 질환’이라는 게 있다. 어떤 질환이 있고, 어떻게 해야 예방이 가능한지 알아보자. 


가족끼리는 식생활이나 음주, 흡연, 운동습관, 사고방식 주거환경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생활환경이 비슷하게 마련. 그래서 주의해야 하는 것이 이른바 질병의 가계도라고 할 수 있는 ‘가족력 질환’이다. 가족력 질환은 유전적인 요인에 후천적인 요인 즉, 식생활이나 운동습관 등 비슷한 생활환경이 함께 작용해서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정확하게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중에서 같은 질병을 앓는 사람이 2명 이상이면 가족력 질환이 있다고 본다. 나를 중심으로 부모, 조부모까지 직계 가족 3대의 병력을 확인하면 된다. 질환이 부모에게는 나타나지 않고 숨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가족력 질환이 있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가족력이 있다고 반드시 그 병에 걸리지는 않는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예를 들면 당뇨병의 경우, 한쪽 부모가 당뇨병이 있으면 자식에게 당뇨병이 발병할 확률이 15∼20%로 높아지고, 양쪽 부모가 모두 당뇨병일 때는 30∼40%까지 당뇨병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 7

예전에는 성인병으로 부르다가 잘못된 생활습관이 주범이라고 해서 요즘은 ‘생활습관병’으로 부르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비만, 고지혈증 등을 비롯해서 골다공증, 천식, 관절염, 신장질환, 불임 등의 질환이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으로 꼽힌다. 또한 위암이나 대장암, 유방암, 폐암, 갑상선암 등 일부 암도 가족력 질환으로 빼놓을 수 없다. 정신과 질환 중에서는 우울증, 학습장애, 정신분열증, 정신적 성숙 지연 등의 질환이 가족력 질환이다. 부모가 이미 이런 가족력 질환이 있다면 식생활을 바꾸어 나가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등 좋은 생활습관을 들여야 자녀가 가족력 질환에 걸릴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1. 고혈압

한쪽 부모만 고혈압이면 자녀가 고혈압일 확률이 30%, 양쪽이 모두 고혈압이면 50%까지 가능성이 올라간다. 하지만 부모 모두 정상일 때는 4%에서 그친다. 고혈압이 있으면 두통, 현기증, 전신피로, 불면증, 시력장애, 코피 등의 증상과 함께 간혹 실신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평소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자신이 혈압이 높은 사실을 모른 채 지내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 쓰러지기도 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병, 동맥경화증의 위험이 높아지는 중년 이후에는 6개월에 한 번씩 자주 혈압을 체크한다.

 

예방 포인트  평소 짜게 먹고 과식, 과음 등의 문제 식습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고 과체중, 비만이라면 살을 빼는 노력도 필요하다. 표준체중보다 10% 정도 과체중인 고혈압 환자가 5kg만 빼도 대부분 혈압이 낮아진다.


2. 당뇨병

부모 중 한쪽이 당뇨병이면 자녀의 발병 확률은 15~20%, 부모가 모두 당뇨병이라면 30~40%까지 확률이 높아진다. 통계에 따르면 전 국민의 10%에서 나타나는 당뇨병 환자의 절반 정도가 가족력으로 인한 당뇨병이라고 한다. 당뇨병 초기에는 식욕이 증가하고, 자주 그리고 많이 먹어 체중도 증가한다. 이러한 단계가 지나면 반대로 체중 감소가 나타나고 피로감이 심해진다. 식사를 통해 섭취한 당분이 열량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이다. 가족 중에 당뇨병이 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이 함께 있는 경우, 45세 이상인 경우, 비만이거나 운동이 부족한 경우, 임신성 당뇨나 거대아를 출산한 여성은 매년 1~2회 혈당을 재보는 것이 좋다.

 

예방 포인트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다면 미리미리 주의를 기울여 유전적인 요인 외에 당뇨병을 만드는 비만이나 과식, 과음, 과로, 스트레스, 약물 남용 등을 최대한 멀리해야 한다. 식사는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 위주로 먹는 게 좋다.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은 혈당 상승폭이 적고 인슐린 분비가 덜 된다. 또 당뇨의 원인이 되는 비만을 예방·치료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운동은 하루에 40~60분씩 주 3~5회 정도 꾸준히 한다. 특별히 하는 운동이 없다면 걷기부터 시작해 서서히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좋아하는 유산소 운동으로 바꾸는 것이 요령.


3. 비만

비만 역시 가족력이 강하다. 부모가 모두 비만일 때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은 80%로 매우 높다. 또한 엄마만 비만이면 60%, 아빠만 비만이면 40%로 엄마만 비만인 경우에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이 더 높다. 부모가 모두 비만이 아닌 경우에는 7∼10% 정도로 낮아진다.

 

예방 포인트 열량이 높은 고지방식을 삼가고 살코기나 생선, 콩 같은 식물성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다. 운동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매일 40분씩 빠르게 걸으면 효과적이다. 뒤에 누가 쫓아온다는 느낌으로 배에 힘을 주고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빠르게 걷는 게 포인트.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효과적이다. 근육이 적당히 늘어나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져서 지방이 잘 소모되고 다시 살이 찌는 요요현상이 적다. 참고로 적정 체중은 키(㎝)에서 100을 뺀 수치에 남자는 0.9, 여자는 0.85를 곱해서 나온 값의 -10%(골격이 작은 경우)∼+10%(골격이 큰 경우)다. 성인이 된 후에 비만이 되었다면 만 18∼22세 때의 체중에 5㎏을 더한 체중을 적정 체중으로 봐도 된다.


4. 심장병

가족 중에 심장병 환자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병의 위험이 2배 이상 높다. 특히 남성은 55세 이하, 여성은 65세 이하의 연령에서 생긴 심장병일 때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가족력뿐만 아니라 고지혈증이나 흡연, 비만, 고혈압, 당뇨병 같은 위험요인을 지니고 있다면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지게 마련. 남자는 45세, 여자는 55세 이후가 되면 심장질환의 발생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주 체크하고, 심전도 검사 등으로 심장 건강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

 

예방 포인트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식사를 하면 심장병은 물론 비만,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등에 걸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기름지고 짠 음식을 멀리하면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운동 중에서는 유산소 운동이 심장을 튼튼하게 만든다. 이와 함께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심장병을 부르는 질환을 잘 치료하고 금연, 체중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5. 고지혈증

가족끼리는 식습관이 비슷한 경우가 많은 만큼 고지혈증처럼 식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질환도 가족력 질환으로 빼놓을 수 없다. 고지방 음식을 좋아하면서 운동이 부족하면 요주의 대상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를 만들고, 호르몬을 만드는 데도 꼭 필요한 것이 콜레스테롤이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혈관 내벽에 달라붙어 혈관을 좁게 만든다. 흔히 고지혈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고지혈증을 방치하다가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예방 포인트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 이상일 때가 고지혈증으로,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200㎎/㎗ 이하가 적당하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류머티스내과 배영덕 교수는 “위험인자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적정 콜레스테롤 수치가 달라진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흡연 같은 심장병의 위험인자가 2가지 이상 있다면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100㎎/㎗ 미만을 유지하되, 가능하면 70㎎/㎗까지 낮추는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고지혈증을 예방·개선하려면 기름진 고기나 버터, 치즈, 우유, 초콜릿, 마가린 등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적게 먹고 채소와 과일, 해조류 등으로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으로 바꿔야 한다. 적당한 유산소 운동은 신진대사를 촉진해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6. 골다공증

어머니가 골다공증인 경우 딸의 골다공증 발병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까지 높아진다. 골다공증의 위험은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훨씬 높다. 폐경으로 인해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이 원인. 골다공증은 통증이 없이, 소리 없이 오는 질환이다. 배영덕 교수는 “골다공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되어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요주의 질환이다”고 밝혔다. 폐경기 여성이나 흡연자, 노인 등 골다공증 위험군에 속하는 경우에는 매년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복용 중인 약이나 만성간질환이나 악성빈혈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뼈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예방 포인트 자주 거르거나 대충 먹는 식사, 인스턴트식품, 흡연, 음주, 운동 부족, 카페인 과다 섭취 등이 뼈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다. 무리한 다이어트, 마르거나 왜소한 체격도 주의해야 한다. 골밀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35세 이전부터 운동으로 뼈에 적절한 자극을 주고, 균형 잡힌 식사로 골밀도를 높여준다. 보통 칼슘만 뼈에 좋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뼈 성분의 약 17%를 차지하는 인지질이나 마그네슘, 아연, 비타민 D 등도 필요한 만큼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좋다. 햇빛도 자주 쏘여야 근육 강화와 뼈 형성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D의 합성이 촉진된다.


7. 암

암 중에서는 위암이나 대장암, 갑상선암, 폐암, 난소암 등 일부 암이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위암은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발병률이 2~3배 높아지고, 대장암은 5배, 폐암은 7배, 유방암은 8배나 높아진다. 가족력이 있으면 더 젊은 나이에 암이 생긴다. 따라서 가족 중에 암환자, 그것도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같은 암이라도 형제·자매에게 생긴 암은 부모에게 생긴 암보다 자신에게 발생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물론 부모와 형제·자매에게 동시에 특정 암이 있을 경우에는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

위암 가족력이 있으면 30~35세경에 위내시경 검사를 시작해 1~2년에 1회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 역시 가족력이 있으면 일반적인 검진 시기인 50세보다 5~10년 빨리 대장내시경이나 대장조영술검사를 받도록 권한다. 경우에 따라 1년에 1회나 3~5년마다 검사를 받으면 된다. 유방암은 가족력이 없으면 보통 30세 이상부터는 자가검진을 하고 35세부터는 2년마다 유방 임상진찰을, 40세부터는 2년마다 유방 임상진찰과 유방촬영술을 받도록 하고 있다. 폐암 가족력이 있거나 45세 이상의 흡연자는 1년마다 폐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폐암은 발견하면 이미 위험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흡연경력이 길수록 검진을 잘 받아야 한다.

 

예방 포인트 식생활만 잘 해도 암의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다. 규칙적인 식사, 균형 잡힌 식사를 하되, 암 예방 성분이 많은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토마토의 붉은 색소인 리코펜을 비롯해 콩 속의 제니스테인, 생강의 진저롤, 마늘의 알리신, 녹차의 폴리페놀, 견과류의 엘라직산, 포도껍질의 레스베라트롤, 버섯의 다당체 등 지금까지 밝혀진 식품 속의 항암물질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조리법도 중요하다. 맵거나 뜨거운 음식, 탄 음식은 피한다. 위암의 위험을 줄이려면 짜게 먹는 것도 금물이고, 튀기고 볶는 조리를 피해 대장암, 유방암 등을 비롯해 대부분의 암에 영향을 미치는 지방은 적게 섭취해야 한다. 조미료는 유해 성분이 많은 화학조미료보다는 버섯가루나 다시마가루 등의 자연 조미료로 맛을 내는 게 요령이다. 평소 면역기능을 키우는 데는 적당한 운동,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많이 받으면 암세포를 공격하는 NK세포 등 면역세포의 숫자가 크게 줄어든다. 이와 함께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 발암요인을 멀리할수록 암과 그만큼 멀어질 수 있다.


도움말 | 배영덕(한림대 강동성심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