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슬픈것은 - 김영달
여자의 심장은
고막보다 더 섬세하게 떨리우는지라
그마한 정성에도 감동하고
조그마한 관심에도 사랑이라 믿는다.
여자는...
이렇게 미세하게 반응하는
여자가 슬픈 것은
받는 것 보다 더 많이 주려하고
이별도 떠나는 이를 위한 배려라 생각하며
자기 힘든것은 괜찮다 하니 슬프지 아니한가?
아프다 말하지 못하고
혼자 속을 다 갉아 가슴에 구멍을 내고도
사랑함에 바치는 순정이라 굳게 믿으며
바보같은 방정식에 자기를 달래는 여자
그 여자가 슬프지 않은가?
가녀린 몸을 파르르 떨면서도
다른 이의 행복을 위해
남은 체온까지도 옮겨 주는
이 여자가 슬프지 않은가?
바보같이 자기 것은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숨 쉬는 입과 코 조차도
베어내어 줄 순백의 마음이니
어떻게 달래주고 사랑해 주어야 하는가?
여자가 슬픈 것을
무엇으로 달래줄 수 있겠는가?
여자라는 그 이름 앞에서 고개 숙일 수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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