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좋은글

관(棺) 속에서 느낀 삶

풍월 사선암 2008. 1. 9. 15:54

 

▒ 삶의 에세이

 

 

   관(棺) 속에서 느낀 삶


   작년 말, 우연한 기회에 관 만드는 공장에 들렀습니다.

   너..나..우리..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꼭 들어가야 하는 관.

   그러나..

   살아서 보다는 목숨을 마친 다음에 마지막 안식처로 들어가는 곳.


   관 속에 들어가 반듯이 누워보니...비좁습니다.

   두 손을 배 위에 올려 놓고, 배꼽에 손등을 포개서야

   겨우 누울 수 있는 좁은 공간.

   반 평도 채 안되는 작은 나무관이 내가 차지할 마지막 공간이라네.

 

 

   잠시지만 답답했지요. 두려웠습니다.

   누가 관 뚜껑이라도 '탕' 닫아 버리고 나무 못질을 해댄다면 나는

   산 채로 입관되어 영원히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했지요.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움 그 자체 입니다.

   죽음이 왜 무섭고 두려울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마도 이런 것 아닐까요?

 

   첫째, 누구나 죽는다. 그러므로 무섭다.

   둘째,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 그러므로 무섭다.

   세째, 누구라도 함께 동행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무섭다.

   네째, 사후 세계를 모른다. 그러므로 무섭다.

   다섯,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다. 그러므로 무섭다.

   여섯, 가족. 사랑하는 사람. 명예. 재산을 지참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무섭다.

 

   여기까지가 죽음이 무섭고 두려운 이유...내 생각입니다.

 

 

   죽어서 입는 옷을 '수의(壽衣)'라고 합니다.

   수의를 살펴 보면...재질은 삼베이고 주머니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어디 먼 길을 떠나려면..

   여권도 있어야 하고, 수표도 있어야 하고, 돈도 두둑해야 하고,

   지도도 지참해야 하고, 비상식량, 구급약, 여벌 옷, 기타 등등

   주머니 가득, 배낭 가득, 큰 보따리 몇 개는 족히 되어야 하는데...

   영원히 이 세상을 떠나는 긴 여행은..

   딸랑,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게 주머니 없는 옷 한 벌 뿐입니다.


   사람은 태어나는 데는 순서가 있어도 죽는대는 순서가 없지요.

   100살을 넘게 장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살도 채 살지 못하는 인생도 있으니...


   죽음은 피할 수 없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끌어 안을 수 밖에..도리가 없지요.

  '죽음을 끌어 안는다' 어떻게 하면 될까. 간단합니다.

   세상을 맑고 밝고 멋지게 베풀면서 사는게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며칠 전에 영세민 할머니가 정부에서 지급하는 생활보조금을

   한 푼도 쓰지않고 12달 동안 모아서 거금 오백만원을 기탁하는

   감동을 보았습니다.


   그 분의 말씀, "나는 아직은 내가 움직이면서 살아 갈 수 있다.

   나보다 못한 이웃을 위해 정부에서 준 돈이지만 열심히 모았다.

   이 돈이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준다고 생각하니 기쁘고 가슴이

   설레인다. 이 기쁨. 설레임. 벅찬 감동은 아무도 모른다."


   활짝 웃는 할머니 모습이

   하느님이고 부처님이고 위대한 성인(聖人)입디다.

   이런 분은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다.

   죽음이 무섭지 않습니다.


   무거운 삶을 살지 마세요.

   가급적...가벼운 삶, 기여하는 삶, 배려하는 삶,

   상생하는 삶, 이바지 하는 삶, 추위를 녹이고 더위를 식히는 삶,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삶을 살아 보세요.

   세상을 달관(達觀)할 수 있는 지혜가 샘솟습니다.


   죽음은 한낱 기우일 뿐...

   생사(生死)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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