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좋은글

당신이 더 아름답습니다

풍월 사선암 2007. 12. 30. 17:25

 

 

당신이 더 아름답습니다

 

근사한 카페에서 젊은 연인들이 마시는 커피보다

당신이 자판기에서 뽑아 준 커피가 더 향기롭습니다.


식사 후에 당신이 건내는 냉수 한 잔이 더 맛있습니다.


모피코트를 입은 사모님보다

무릎이 튀어나온 츄리링을 입은 당신이 더 아름답습니다.


갈비찜을 잘 만드는 일류 요리사보다

김치찌개를 푸짐하게 끓이는 당신이 더 위대합니다.


허리가 으스러지도록 껴 앉는 젊은 연인보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라며

도시락을 내미는 당신의 손이 더 뜨겁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값싸게 내뱉는 사랑보다

늘 머리를 긁적이며 미소를 짓는 당신이 더 영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바로 나와 함께 늙어가는 당신입니다


향이 좋은 차한잔을 마시며 닫혀있던 가슴을 열고

감춰온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이...꼭 한사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외로웠던 기억을 말하면 내가 곁에 있을께 하는 사람

험한 세상에 구비마다 지쳐 가는 삶이지만

때로 차한잔의 여유 속에 서러움을 나누어 마실 수 있는

마음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


굳이 인연의 줄을 당겨 묶지 않아도 관계의 틀을 짜 넣지 않아도

찻잔이 식어갈 무렵 따스한 인생을 말해주는 사람이면

슬픈 삶을 말해도 울지 않고 참 행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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