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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수술 부위별로는 어디서 많이 했나

풍월 사선암 2007. 11. 20. 18:13

이식수술 부위별로는 어디서 많이 했나

 

《국내 대형 병원들은 그동안 장기 이식 분야에서 상당한 의료기술을 쌓아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1969년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이 처음 이뤄진 이후 1983년 골수, 1988년 간, 1992년 췌장과 심장, 1996년 폐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간-심장’→ 서울아산

‘골수’→ 여의도성모

‘폐’→ 영동세브란스


1989년까지 총 5건 미만에 불과하던 장기이식이 1990년대에 급격히 늘어나 지난해 말까지 신장 2143건, 간 669건, 각막 619건, 심장 302건, 췌장 119건, 폐 31건, 골수이식 9561건 등 총 1만3444건에 이르고 있다.


1954년 처음으로 신장이식 수술이 이뤄졌던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15년 정도 늦지만 수술 수준은 외국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립장기이식센터 관계자는 “간이식의 경우 미국 유럽에서 찾아와 배우고 갈 정도”라고 말했다.


○ 서울아산병원 ‘생체부분 간이식’ 수술 성공

본보가 2005∼2006년 장기이식 수술 건수를 분석한 결과 1위에 오른 서울아산병원은 1100건의 이식수술 가운데에서도 특히 간이식 분야에서 실적이 좋다. 간이식팀장인 이승규 외과 교수는 지금까지 총 1722건의 이식수술을 맡아 국내 최고 기록을 갖고 있다.


이 교수팀은 장기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1994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부모, 형제, 자매, 배우자에게서 간의 일부를 제공받아 이식하는 ‘생체부분 간이식’ 수술을 해 오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1988년 국내 처음으로 간이식 수술에 성공하는 등 간이식 기술의 초기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조재원 삼성서울병원 교수, 김동구 강남성모병원 교수, 왕희정 아주대병원 교수 등도 간이식 분야를 이끌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심장이식 수술도 많이 해 왔지만 이 분야를 주도했던 송명근 흉부외과 교수가 최근 건국대병원으로 옮기면서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송 교수는 1992년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을 했으며 인공심장 이식, 신장·심장 동시 이식도 처음 시도했다.


○ 골수는 여의도성모병원, 폐는 영동세브란스병원이 앞서

여의도성모병원은 1983년 국내 처음으로 골수이식(조혈모세포이식) 수술에 성공한 후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제대혈이식 등 새로운 골수이식 분야에서도 ‘국내 최초’ 기록을 갖고 있다.


폐이식은 합병증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에 다른 장기 이식에 비해 수술 건수가 적은 분야다. 폐이식 수술 후 1년 생존율은 70%, 5년 생존율은 50% 정도로 알려져 있다.


폐이식 수술은 영동세브란스병원이 많이 하고 있다. 이 병원 폐이식팀은 1996년 국내 처음으로 폐이식 수술에 성공한 뒤 지금까지 18건을 이식했다.


이번 조사에서 삼성서울병원은 폐이식을 제외한 6개 분야에서 모두 2∼4위에 오르는 고른 실력을 보였다. 특히 나이가 많거나 상태가 극히 좋지 않은 환자의 고난도 심장이식 수술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2005년 국내 최고령인 78세 환자에 대한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기록도 있다.


○ 각막 분야에선 지방 개인병원 두각

지방의 개인병원들도 상위 순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각막이식 분야에서 전북 전주시의 정영택안과가 5위에 올랐다. 전북대병원에서 각막이식 수술을 하다가 2000년 개업한 정영택 원장은 “서울에서 수술을 받으려면 수개월 기다려야 하지만 개인병원은 한 달 정도면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장이식 분야에서는 부산의 김원묵기념봉생병원이 10위에 올랐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신장이식을 전문화해 1999년에만 92건을 수술했다.


오차은 김원묵기념봉생병원 신장이식 코디네이터는 “혈액형이 맞지 않아 가족 내에서 신장이식이 힘들 때 이식이 필요한 다른 가족과 연계시키는 ‘교환이식’ 방식을 2000년 도입했다”면서 “1995년부터 지금까지 466건의 신장이식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